뇌하수체 종양, 뇌하수체 선종? 시신경이 이상하다.
뇌하수체 선종인 것을 모르고 생활하다가 가장 먼저 몸이 이상하구나라고 인식이 되던 시점이 바로 시야가 잘 보이지 않는 부분이었다. 오른쪽 눈을 가리고 왼쪽 눈으로만 세상을 봤을 때 원래 눈이 나빠 흐릿하게 보이는 것과는 다르게 시야가 굉장히 좁아져 있는 것이 느껴졌다. 오늘은 뇌하수체 선종 진단을 받기 전, 시신경 이상으로 겪었던 일과 진단을 받기까지 여러 가지 시행착오가 있었던 부분에 대해서 포스팅해보려고 한다.
1. 해외단기봉사를 떠나다.
몸에 이상이 있는 걸 알면서도 이미 가기로 한 결정과 나의 역할 때문에 남아프리카 공화국으로 인생 가장 긴 장거리여행을 다녀오게 된다. 남아프리카에 있는 에이즈 고아들을 돕고 짧은 시간이지만 필요한 것들을 도와주는 봉사를 간 것인데 봉사하는 기간동안은 다행히 컨디션이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하지만 3주의 기간 동안 점점 몸이 축나는 게 느껴졌고 새벽에 일찍 일어난 어느 날 또 기절이 날 것만 같은 상황이 생겨 숙소에서 쉬게 되었다. 아.. 진짜 몸이 이상하구나를 그때 제대로 느꼈다.
2. 귀국 후 먼저 간 병원은?
귀국한 후에 더 시야가 좁아진 것을 느끼고, 안과종합병원에 예약해서 눈 상태에 대해서 검사를 받기로 했다. 안경을 오래 쓰고 20대부터는 콘택트렌즈를 매일 껴서 눈 상태가 나빠진건가? 혹시 녹내장? 이런 건가. 눈 상태가 나빠서 계속 메스꺼움과 어지러운 건가? 이런 오만가지 생각으로 걱정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냈던 것 같다. 안과에 가서 전반적인 상태를 파악하는 종합검사를 진행한 후에 의사 선생님께서는 눈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그런 다음 뇌에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내과에 가서 피검사를 받아보라고 권유해 주셨다.
3. 내과에서 생긴 일
동네 내과에서 피검사를 받기 위해 주사를 맞다가 또 한 번의 쇼크가 왔다. 이번에는 함께 온 아버지가 보는 앞에서 기절하게 되었는데 깨어보니 아버지가 꽤나 놀라셨던 것 같다. 나는 이번에는 3번째 기절이다 보니 그냥 또 기절했나 보다 하고 놀랍지도 않았다. 의사 선생님께서 좀 더 큰 병원으로 가보기를 권유하셨고, 신경외과 쪽을 연결해 주셔서 3차 병원인 집 근처 대학병원으로 예약을 하게 되었다.
4. 대학병원에서 받은 검사들
대학병원은 예약 날짜를 잡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이 분야에서 유명한 의사 선생님과 일정을 잡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겨우 예약을 잡고 방문하면 받아야 하는 검사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호르몬의 이상유무를 판단하기 위해 피검사는 기본이고 뇌 속을 촬영하기 위해 MRI검사, CT촬영 등 여러 가지 검사를 받아야 했다. 검사에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뇌하수체 선종이라는 병명이 진단되기 전, 즉 질병코드가 정해지기 전에는 의료보험 적용이 일반으로 적용되다 보니 이때 들어간 검사비용도 꽤 들었던 것으로 기억난다. 피를 뽑을 때 기절했던 게 떠올라서 이때부터 주사 바늘을 쳐다보지 못하는 후유증이 생겨 현재도 1년에 두 번 정도는 피검사를 받는데 매번 주사 바늘을 외면하게 된다.
검사를 다 받고 나서 드디어 의사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다. 의사 선생님이 말씀해 주신 병명은 뇌하수체 종양, 뇌하수체 선종이라고 하는데 '뇌종양'이라는 말만 뇌리에 깊숙이 박혔다.
다음 포스팅에 계속 이어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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